목표상실의 시대
배부른 소리는 아닐까?
아니면, 철없는 소리라고 하지는 않을까?
생각이 없거나...?
그럴 수 있다. 내 옆에서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나역시 '지랄하고 있네' 라고 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나의 상태다. 막상 해야할 일이 없으면 마치 공황상태에 빠지듯이 어색해 진다.
일을 하거나, 와이프 일을 돕거나, 어딘가를 가야하거나, 누군가를 챙겨야 하거나 하지 않으면 나 혼자의 시간을 굉장히 답답하고 어색해하는 나를 발견한다.
어제 운전 중에 유투브에서 들었던 강의내용이 생각난다.
일본은 20년 전부터 독거의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결혼은 하지 않고, 심지어 결혼을 하고 나도 평생 함께라는 의미가 사라지고, 졸혼, 별혼, 이혼 등 서로가 '함께 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단어들이 생겨났다. 실제로 사이가 좋은 부부도 남자가 여자보다 일찍 죽음으로써 여자들은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미래는 대다수가 홀로 살아가는 세상이 될 거라고 한다. 하지만 홀로 살아가는 것이 반드시 외롭거나 궁핍한 것 만은 아니라고.
북유럽 여러국가들은 이미 1인 시대에 들어간지 오래다. 그들은 국가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고, 가족보다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이런 라이프 스타일 역시 인간에게 충분한 행복을 준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특별히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면 일단 야외로 나가고 싶어한다. 소박하게 산과 바다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가족 중에 이런 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없고, 친구들도 주말에 시간을 내기는 어렵고해서, 나는 그냥 홀로 나간다. 평소에 와이프의 제지로 먹지 못했던 찐빵을 사먹고, 갓길에 차를 대로 글을 쓰다가, 네비에 가까운 호수를 찍고 출발한다. 지나가다 팬션이 나오면 하루에 얼마인지 찾아보고, 물론 외박이 안되니 심적 만족만...

갓길에 차를 세우고 바깥 공기를 쐬며 앉아 있고 싶어서 캠핑용 의사를 샀다. 나가서도 글을 쓰거나 일을 봐야할 때,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노트북을 쓸 수 있는 랩스탠드를 샀다. 자연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야외용 벤치를 샀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의 베터리가 나가 노트 할 것이 필요할 때 언제든 쓸 수 있는 다이어리를 샀다. 소박하지만 나를 만족시키는 것들이다.
어떤 아저씨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회사에서 후임에 밀려 팀장자리를 내어주고는 자괴감에 빠져 지내다가 공황장애에 걸렸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바깥으로 나왔는데 사람들에게 '도와주세요' 말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겪으며 자신이 공황장애에 걸린 것을 알게 된다. 스스로 바꾸자는 생각에 하루 10분 산책을 시작했다. 내가 산책을 나가니, 와이프도 따라오고,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도 같이 산책을 하기 원했다. 딸아이와 산책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교환일기를 쓰며 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니 인생이 달라졌다는 이야기. 그리고 매일 아침 글을 쓰기를 200일, 무엇이든 조금씩 매일 매일 한다는 아저씨는 '스몰스텝'이라는 책을 쓰고, 이에 대한 강연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무슨 또 되도 않는,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 중에 하나군.
이렇게 생각했지만, 어찌보면 모든 변화는 '작게 일관되게' 해야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큰 변화는 곧 부담이고, 매일 할 수 없는 것들 역시 이내 잊혀지는 것들이다. 작지만, 잠시지만, 매일 매일해서 습관이 되고 쌓이는 것 만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은 아마도 이 '스몰스텝' 일 거라 생각된다. 큰일을 하려 하기 보다. 작지만 내만의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닐까?
작지만 나만의 일을 하는 것.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고,
생각을 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매일 매일 남기고,
그것이 목표없는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