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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2)

새벽5시에 2020. 6. 15. 12:14

한국은 자본주의를 무비판적으로 흡수했다.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과의 대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체제를 완벽하게 흡수했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경쟁이다. 자본은 시장에서 좋은 상품으로 몰리게 되고,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라미드 상단에 올라가야 한다. 그 상단에 올라가기 위한 행동이 경쟁이다. 21세기, 비록 코로나로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세계화는 역행할 수 없는 인류의 방향이다. 이런 세계화 시대에 회사들은 세계 시장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최고의 인재를 필요로 한다. 회사는 인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일단 가장 일류 클래스의 대학들에서 공부도 잘하고, 기타 활동도 활발하게 해서 회사에서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는 서서히 축소되고 있다. 새로 생겨난 일자리도 적지 않지만, AI와 스마트 팩토리의 전파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의 일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즉, 의자에 앉기 게임과 같이 처음에는 6명이 5개 의자에 앉게되고, 한 명은 죽게 된다. 또 그 다섯 명은 4개의 의자에 앉게 되고 한 명은 죽게 된다. 기본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순간부터 우리는 이 데스매치에 올라서게 된다. 적자생존, 약육강식, 자연의 법칙이 아니던가? 당연한 게 아니던가?

사자도 먹고 살려면 임팔라를 죽여야 하고, 임팔라를 먹지 못하면 사자는 죽어야 하니까, 약육강식이 당연한거 아니야?

인간도 동물이고, 동물이나 인간이나 살아가는 법칙은 동일한거 아닌가? 약자는 강자에 먹히고, 강자가 약자를 먹지 못하면 약자가 되어 다른 강자에 먹히는 게 동물의 세계이니까, 인간의 세계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히틀러 집권 시절 독일은 이 법칙을 사회 전체에 도입시켰다. 우월하고 강한 아리아 민족은 살아남고, 열등한 유대인은 박멸해야 한다는 우생학적 근거로 아우슈비츠를 포함한 수많은 수용소를 만들어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 

 

정리해보면, 

 

인간 = 동물,

동물의 세계 = 약육강식,

약육강식 = 열등하면 우등한 종족에 학살

열등한 유대인 학살 = 아우슈비츠 수용소

아우슈비츠 수용소 = 반인륜범죄

 

즉, 인간은 동물의 세계의 법칙인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살면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독일은 이것을 몸소 체험했고, 여기서부터 학습했어야만 했다. 2차 대전 후의 독일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반인륜범죄를 어떻게 저지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통렬하게 반성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을 친 것이다. 자신들이 믿었던 히틀러의 사상,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자신들을 동물의 영역으로 끌고 갔는지 연구했고, 결국 모든 이데올로기를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비판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육이란, 사회의 규범, 가치, 제도 등을 가르치고 익히는 것이다. 

독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제1장의 제목은 "올바른 해석은 가능한가?" 

올바른 해석은 가능한가? 

충격적이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서 뭔가 현상을 포착하고 그 현상의 배후의 움직임을 읽어내어 진실을 해석하는 건 소수의 천재나 현자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독일에서는 고등학교부터 이런 걸 가르친다니... 한국의 기자들은 독일의 초등학교 수준인데...

 

(3)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