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넷플릭스에 떳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끔 올라온 글들을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의 아저씨를 최애 드라마, 인생 드라마로 뽑았다. 

개인적으로 배우 한선균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저 고만고만한 한국 드라마겠더니 했다. 

 


우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바뀐 나의 편견은, 배우 이선균의 연기력이 생각보다 상당하다...는 것. 

목소리 하나로 밀고 나왔던 전작들과는 달리 케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심지어 '기생충'에서도 기존작들과 비슷했고, 전에 연기했던 어떤 케릭터든 다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나의 아저씨에서는 중간 중간 배우 이선균인지 다른 사람인지 느껴질 정도의 연기실력이었다. 

 

두번째는, 아이유. 전에 친구가 아이유 팬이라고 콘서트도 가고 한다고 해서 다 큰 남자새끼가 어린 아이돌이나 쫒아다니고...한심하다...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이유의 연기력을 보고는 분명히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것을 알았다. 


 

다만 좋았던 건, 스토리도 드라마 치고는 나름 탄탄한 편이고(드라마 시크릿과 비슷한 느낌?),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도 훌륭하게 잡아낸 것 같다. (드라마 아일랜드처럼 잔잔 속에 훅 들어오는 감성)

 

이지안이 박동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리고 순진하고 맑아 마땅한 21살의 이지안이 얼음보다 차가운 행동을 하게 된 이유가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고, 나름 괜찮은 박동훈의 사회적 지위 뒤로, 온 집안을 지탱하는 무게와 무력한 부부관계 속에서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박동훈은 서로에게 서서히 연민을 느끼게 된다. 무려 20살 가까이 나이차가 나고, 사실 상 신체적 접촉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서로가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사랑'이 느껴졌고, 작가 역시 그점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 둘의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인간에 대해 측은하게 느끼는 감정, 그것이었다. 사랑은 결국 측은지심의 일부가 아닐가? 측은지심이 사랑의 일부일까? 모든 케릭터들은 각자 독특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서로에 대해서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살아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보듬고 아끼는 과정이고,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보기에는 전체적인 색깔이나 톤이 차가운 느낌이지만 어떤 드라마보다도 인간적인 감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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