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에 대해 말한다. 같은 뜻이라도 다른 표현으로, 다양한 표현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도로가 ‘정체’된다 라고 할 때 유사 표현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다 / 차량 진행이 더디다 등 찾아보면 수많은 표현이 있다. 서술어도 ‘이다’ 뿐 아니라, ‘~요’, ‘~죠’, ‘~일까?’ 등이 있다. 너무 진부한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간담이 서늘하다 / 잔뼈가 굵다 등 일상적으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표현은 자제하라고.
비교와 대조만 잘해도 글 하나가 뚝딱 만들어진다고 한다. 아래 표를 보자.
지식 |
지성 |
지혜 |
남이 깨우친 것 |
내가 깨우친 것 |
경험이 깨우친 것 |
아는 것 |
아는 것을 사용하는 것 |
스스로 아는 것 |
머리로 익힘 |
가슴으로 배움 |
연륜으로 쌓음 |
자료에서 |
현장에서 |
체험에서 |
책을 읽어서 |
세상을 읽어서 |
자신을 읽어서 |
자랑하고 |
겨루며 |
침잠한다 |
빌리는 것 |
창조하는 것 |
진리에 이르는 것 |
밋밋한 것 |
날카로운 것 |
부드러운 것 |
자연과학 |
사회과학 |
인문과학 |
이해와 인식의 대상 |
판단과 실천의 대상 |
자각과 통찰의 대상 |
과거의 축척 |
현재의 의미 |
미래예언 |
잡은 고기 |
잡는 도구 |
잡는 법 |
읽기 |
쓰기 |
퇴고 |
독자의 이해를 구하고 |
독자의 실천을 기대하며 |
독자를 성찰하게 한다 |
똑똑해지고 |
사리에 밝아지며 |
조용히 생각한다 |
이렇게 무엇과 무엇을 비교/대조하면 독자의 이해가 쉬우며 좋은 문장이 된다.
비유는 일종의 넛지(nudge)인데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하면서 효과가 극대화 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복선을 찾아냈을 때 재미가 배가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항상 가장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시시콜콜 설명하면 독자는 짜증을 낸다고…역시 글쓰기는 쉽지가 않다. 독자층의 지적 수준까지 헤아리면서 써야 한다. 글쓰기를 운전에 비유한 아래 표를 살펴보자.
셀 전체 선택
운전 |
글쓰기 |
운전은 출발지가 있다 |
글쓰기도 단어 하나에서 시작한다 |
운전은 도착지가 있다 |
글쓰기의 주제가 목적지다 |
운전하려면 차와 면허가 필요하다 |
글쓰기도 펜과 종이가 필요하다 |
승객이 있다 |
독자가 있다 |
운전의 최대 임무는 안전하게 목적지 도착 |
글쓰기의 최대 임무는 주제를 충실히 전달 |
어느 차를 운전할까? |
어떤 글을 쓸까? |
도심을 관통할까, 외곽으로 돌아갈까 |
전개 방식은 어떻게? |
신호와 차선을 지킨다 |
문법과 맞춤법을 지킨다 |
깜빡이 준수 |
단락 나누기 준수 |
꼬리물기 금지 |
장문, 복문 금지 |
도로에 따라 속도 조절 |
글의 흐름을 타줘야 한다 |
무작정 나열만 해서도 안된다. 강조할 건 강조하고, 간략하게 넘어갈 건 넘어간다. 그러나 하나의 주제를 관통해야 하며, 그들 사이에 위계가 잡혀있어야 한다.
은유, 환유, 제유 등을 잘 활용하면 이야기가 깊이 있게 된다.
문법을 설명하는 장이다. 누구나 문법이라면 손사래를 친다. 강원국은 이를 알고 문법에 하루만 투자해 보라고 한다.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이 세 가지가 국어 문법의 전부다.
음운론 |
형태론 |
통사론 |
모음조화 |
단어의 종류와 형성 |
문장의 종류와 구성 성분 |
구개음화 |
|
아홉 가지 품사 |
두음법칙 |
|
일곱 가지 문장성분 |
|
|
어절 간 문장 간 관계 |
문장성분의 7요소 |
주어 |
서술어 |
목적어 |
보어 |
관형어 |
부사어 |
독립어 |
주격조사 |
이, 가 |
목적격조사 |
을,를 |
서술격조사 |
이다 |
보격조사 |
~이 되다/ ~가 아니다 |
관형격조사 |
의 |
부사격조사 |
에게, 에서, 으로, 처럼 |
호격조사 |
야, 여 |
인용격조사 |
라고, 고 |
보조사 |
도/역시, 만, 까지, 마쳐, 초차, 은/는, 부터 |
접속조사 |
와/과/랑/이랑 |
조사의 사용법의 중요성을 말할 때 인용되는 김훈의 <칼의 노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에서 김훈은 ‘꽃은’일지, ‘꽃이’일지를 수 일간 고심했다고 한다. ‘이’ 인지 ‘은’ 인지가 독자로 하여금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보조사의 쓰임새를 보자.
원국이도 술을 마셨다.
원국이만 술을 마셨다.
원국이까지 술을 마셨다.
원국이조차 술을 마셨다.
원국이부터 술을 마셨다.
이렇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보조사 하나로 문장의 뜻이, 글의 뜻이 확연하게 바뀔 수 있다. 이걸 보며 언론사 기레기들이 어떻게 언론 플레이를 하는지가 생각났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언론사 주필인 배우 김윤식의 대사 “~라고 볼 수 없다”, “~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듣는 청자로 하여금 없는 죄도 있을 것처럼 느끼게 하거나, 있는 죄도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언론의 여론조작에 자주 사용되는 기술이다.
한 가지 내가 자주 범하는 잘못이 있다. 자동사와 타동사의 구분인데 본문에서 ‘인상하다’와 ‘상승하다’로 설명해 준다. 가끔 문장을 맞게 쓴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이상하다 싶을 때가 있었는데, 바로 이 경우였다.
- ‘물가를 인상하다’는 언뜻 보면 맞는 듯 하지만, 틀린 문장이다. ‘물가가 상승하다’가 맞다.
- ‘공공요금이 상승했다’는 틀리고, ‘공공요금을 인상했다’가 맞다.
미하일 칙센트미하이의 창조적인 사람의 요건. 창의적 사고, 전문지식, 몰입이다. 몰입의 조건은 적절한 난이도와 구체적 목표, 피드백이다. 강원국의 몰입의 요건은, 첫째, 간절함. 둘째, 위기감 조성. 셋째, 데드라인. 넷째, 관심. 다섯째, 즐기기. 여섯째, 프로페셔널 지향이다. 서울대 황농문 교수는 72시간 동안 절박하게 고민하면 모든 문제는 다 풀린다고 한다. 단 72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절박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다음 장에서는 자기암시에 대해서 말한다. 흔히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는 자기암시법에 따라 글쓰기도 좌우된다고. 글감이 있다고 생각하면 있는 것이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강원국은 이렇게 주문을 왼다고. “내 안에 틀림없이 쓸 것이 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원래 글쓰기는 힘든 것이고, 남들도 어렵다” “이전에도 썼으니 이번에도 쓸 것이다”
글쓰기는 익숙함과 낯섦으로 풍부해진다. 광고홍보문구로는 익숙한 단어/글귀/문장이 등장해야 시청자가 빠르게 받아들인다. 소설이나 시는 반대로 낯설어야 독자의 느낌이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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